한애규 개인전 Beside

HAHN AI KYU 한애규 개인전 <Beside>  2022.06. 17(Fri) -07. 09(Sat)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2022년 6월 17일부터 7월 9일까지 한국의 테라코타(Terracotta)작업을 선두에서 이끈 여성작가로 손꼽히며 작업의 깊이와 가치를 인정받아 많은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한애규의 개인전 《Beside》展을 개최한다. 온전히 흙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전해온 그는 신작 38여 점을 선보인다. 한애규와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10년이 넘는 오랜시간 함께 걸어오며 다양한 전시를 진행했었는데 이번 전시는 지난 2018년도 개인전 <푸른 길>에 연속된 이야기인 동시에 그의 작품에 대한 가치관을 더욱 견고히 보여주고자 한다.

 

그의 푸른 그림자 시리즈는 물 위에 비친 일렁이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어딘가 쓸쓸하고 외로워 보이는 그림자는 계단, 벽, 바닥 어디든 나타나 나를 따라다니는 듯한데 이는 언제나 우리의 곁에 있지만 발견하지 못했던 나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의 그림자 조각을 바라보고 마치 ‘나’의 그림자로 받아들이며, 그간 미처 돌보지 못했고 애써 보지 않으려고 했던 감정들은 수면 위로 떠올라 온전히 나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한애규의 작품은 부드러운 듯 거친 표면과 따뜻하지만 강인해 보이는 표정, 완만하게 흘러내리는 곡면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끊어진 한반도 너머 북방으로의 길과 이를 통해 ‘교류’의 역사를 다시 한번 주목하고자 한다. 이동이 자유로운 듯 보이는 현실은 사실 갈 수 없는 길이 아직도 존재하기에 작가는 행렬하듯 놓인 작품을 통하여 하나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염원한다.

 

또한 작가는 역사 속 분명 존재했던, 존재할 수밖에 없던 여성을 꺼내와 행렬을 만들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역사는 지속될 수 없었을 것이다. ‘여성’은 한애규가 오래도록 작업을 하고 있는 대상이다. 태초의 여성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함께 그는 강인하며 묵묵한 여성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 전시 <Beside>는 지난 전시 <푸른 길>에서 보인 무리 속 여성들의 표정에 한층 온화함과 부드러움이 더해졌으며 그 속에서 여유로운 표정과 더불어 특유의 단호하면서 묵직한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는 더 이상 여성들은 두려울 것이 없다는 듯이 보이며 주도적인 태도가 느껴진다.

 

이렇듯 한애규가 빚어왔던 그 시간들의 이야기가 이번 전시에 모여있다. 그가 사유했던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자가 되었고, 하나의 여성이 되었으며, 하나의 무리가 되어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 순간을 조명하며 그의 이야기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그가 형상화한 장면들은 우리 앞으로 다가와 무의식 속에 숨어있던 감정을 꺼내줄 것이다.

작가 약력 Biography

한애규 작가는 (b.1953) 서울대학교에서 응용미술과와 동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를 졸업하였다. 흙이 가진 본연의 질감과 색채를 담은 그의 작품은 곡선적인 형태를 통해 친근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가진 특징적인 작업을 보여왔다. 총 25회의 개인전과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주요 개인전으로는 <푸른 길>(아트사이드 갤러리, 서울, 2018), <폐허에서>(아트사이드 갤러리, 베이징, 2010), <조우>(포스코 미술관, 서울, 2009), <꽃을 든 사람>(가나 아트 센터, 서울, 2008) 과 주요 단체전은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2>, <토요일展>(서울, 2012-2020), <긴 호흡>(소마미술관, 서울, 2014), <테라코타, 원시적 미래>(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경상남도, 2011) 등에 참여하였다. 주요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대전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시청,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고려대학교 박물관 등이 있다.

전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