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 동양화에 대해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연구하며 자신만의 방법을 구축하던 조은은 한지 위에 먹과 물, 아교가 자유롭게 번지는 우연적인 형태가 담긴 표현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을 자아내었다. ‘균형과 연결, 조화’에 집중하여 작업을 확장시키며 동양화에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을 덧대어 더욱 풍부한 화면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품을 마주하면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 속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담겨있다. 짙은 먹과 푸른 색채의 자연이 공간을 감싼 채 그려진 배경과 유난히 가득한 나무들이 어딘가 단절된 듯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연 속 일부분인 것처럼 보이는 인물들은 감정보다 몸짓으로 풍경에 동화되어 존재감을 드러내고 그로 인해 알 수 없는 긴장감은 고요함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섬세히 표현된 사람들은 각자의 일상에 몰두하고 있고 그 모습은 구슬처럼 서로를 비추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며 컬러풀한 색감과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작가는 “사람은 서로를 비추면서 빛이 나는 구슬”이라는 구절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다양한 모습과 일상을 맞이하며 어우러지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자연은 그의 손에서 시작되었지만 자유로이 퍼지며 색다른 풍경을 만들었고, 가지고 있던 불안감을 잠재웠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지 않고 현실 속 마주했던 이미지를 재구성하여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그렇기에 조은의 작품은 유토피아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지만 그의 작품이 여유롭고 평화롭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이 가진 자유로움과 현대인 대부분이 갖고 있는 자연 가득한 공간에 대한 선망이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는 조은의 작은 마을에 초대되어 빛나는 일상을 보내게 된다. 그것은 자연 속 휴식일수도, 보고 싶은 사람과 함께하는 하루일수도 있으며 정의되지 않은 다양한 형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가장 본질과 가까운 자연과 그 속에서 마주하는 다채로운 빛깔의 일상을 바라보고 느끼길 바란다.
JO Eun, who has built up her own style by studying on materials and techniques of Korean traditional painting for a long period of time, breathes life into the nature of her work through shapes that are accidentally made with Indian ink, water, and glue on hanji (traditional Korean paper). She expands her work, putting weight on ‘balance, connection, and harmony,’ and she enriches her lavish images by infusing contemporary and polished sensibility into her Korean traditional painting. JO’s works enliven viewers, but the liveliness carries a tinge of tension somehow. I think it is because the background, full of lush trees in the nature of black and blue, appears to be isolated from the real world. But since the people who appear to be part of nature in her work manifest their presence by emotionlessly assimilating themselves into nature, the unidentified tension is, in an aspect, perceived as quietude. The delicately portrayed people immerse themselves into their daily lives and create colorful scenes, reflecting each other or bumping into one another like glass marbles. With the expression, ‘humans are shining glass marbles that reflect one other,’ JO tries to describe diverse aspects of people’s lives in harmony with nature.
The nature that JO Eun creates is one that does not exist in the world. However, the non-existent nature itself conjures up an exotic landscape that spreads out unrestrainedly and puts fear to sleep. JO does not make a totally new space, but turns a real space she saw into a new world, revealing her reverence for nature. Though her work does not present a utopia, it gives a peaceful and relaxing feel, maybe because of the nature described in her work and our wish to be in a space full of nature.
JO invites us to her small village to spend our daily lives brightly. We could take a rest in nature, spend a day with a loved one, or have a time in a spontaneous style there. It is thus expected that viewers will be able to see and feel nature that is close to its essence and people’s daily lives dyed with various colors in the exhib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