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m Tió  -   SUNDAY

May 6, 2022 - June 4, 2022

기욤티오는 왜 바르셀로나를 거점으로 한 국제적이고 핫한 예술가로 자리 잡고 있을까. 먼저 그의 그림에서 대지의 광활함이 눈에 들어오고, 인간은 작은 존재처럼 보인다. 물리적으로도 그렇다. 배경과 인물 간의 비율만 따져보자면 화지 속의 인물은 단순히 작은 존재임을 넘어 심지어 나약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애처로운 고독이라기보다 편안함에 가깝다. 외롭지만 담담하게 존재하는 사람, 자연에 저항하지 않고 저항할 수도 없을 것 같은 모습으로, 구태여 그 법칙을 거스르려고도 하지 않는 모습으로-.

그의 작품을 마주했을 때의 첫인상은 담담함에서 오는 위로였다. 이러한 편안함의 이유가 이를 바탕으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자연과 인간은 서로 대치하지 않고, 그 안에 감싸인 인간이 눈 덮인 설산을 홀로 오르거나 끝이 없을 것만 같은 길을 묵묵하게 걷고 있다. 혹은 선(Line)의 끝에 점처럼 찍힌 한 사람이 언덕을 오르는 것인지 내려가는 것인지 그 방향조차 모호하게 서있다. 마치 인생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사막에 던져져 홀로 유영하는, 그리고 그에 대하여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아 오히려 위로가 되는 풍경이다. 흥미로운 점은 기욤티오의 작품에서의 유영은 달나라에서의 무중력상태가 아닌 모두 어디론가 향하여 간다는 것이다. 전시작 <DE CAP>에서의 인물은 바닷속으로 다이빙을 하고, <LECTORA>에서는 책을 읽고 있으며, <HOME A CAVALL>에서는 광야를 건너고 있다. 저마다 ‘담담하게 유영하지만’ 목적성을 잃지 않는다.
기욤티오의 그림은 인생이라는 장면에 던져진 우리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현대인은 경쟁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무수한 표현들이 오가지만 사실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인생을 탐험하고 있다. 기욤티오의 작품은 그 지점에서 정복과 쟁취의 의미의 탐험이 아니라 그 과정 자체를 편안하게 펼쳐 보인다. 조금 더 과장한다면 경쟁과는 정 반대되는 무드이기 때문에 가만히 그의 그림을 들여다볼 때, 정복과 쟁취의 의미의 탐험이 아닌 그 여정 자체가 묵묵하고 아름답다. 마치 영원히 움직이지 않을 것 같은 산들과 정돈된 고요함만이 대지에 울려 퍼지고, 유약하지만 결코 요동하지 않는 근원적 실재인 사람이 있다. 인물과 자연이 모두 과장되지 않아서 그의 작품들은 안정된 위로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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