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Hodeuk  -   거닐다

May 15, 2025 - June 14, 2025

아트사이드 템포러리는 5월 15일부터 6월 14일까지 한국 동양화를 대표하는 작가 김호득(b.1950) 개인전을 진행한다. 김호득은 이번 개인전을 통해 3층 전시 공간의 창 너머로 보이는 북악산과 인왕산의 산맥과 어우러질 폭포를 선보인다.

자연과 교류한 작가의 에너지는 그동안 그가 고수해 온 지필묵을 통해 화폭 안으로 치환되어 바깥의 풍경과 하나의 맥을 형성한다. 그의 정신세계가 응집된 분방한 운필과 생동감은 폭포의 실경을 과감하게 해체하고 그만의 방식으로 작게 미분하여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은 에너지를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사경 산수와 진경 산수를 넘나드는 작가의 굵은 흔적을 둘러싼 흰 여백의 공기를, 나아가 공간 전체를 ‘기운생동’으로 진동시킨다.

지금까지 이러한 방식으로 김호득이 전통적인 수묵 기법에 현대적 조형 언어를 더해 한국 동양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왔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일기(逸氣), 즉 뛰어난 기상의 표현이 감지된다. 이는 최근까지 겪어 왔던 작가의 오랜 투병 생활에 기인할 것이다. 그는 욕심을 내려놓고 과정을 즐기며 가장 단순한 것으로 많은 것을 이루어 내고자 한다. 그 변곡점에서 작가는 자유롭게 낙하하는 물줄기를 그렸다. 특히 물감을 흡수하기보다 뱉어 내는 광목천을 사용함으로써 그의 신체가 만들어내는 감각적인 부분을, 자연으로부터 얻은 그 기운을 그대로 쏟아낸다. 최소한의 획으로 연상되는 장대한 폭포는 땅에 부딪쳐 철퍽 소리를 내는 듯한데, 이와 같은 감각들은 직관적이고 빠르게 관람자에게 각인된다.
해의반박(解衣般礡)이라는 성어가 있다. 옷을 풀어 해치고 그림을 그리는 자유로운 경지로서 캔버스 위를 자유롭게 드나든다는 의미이다. 김호득의 붓질에는 해의반박이 깃들어있다. 관람자들도 그의 필획과 함께 전시 공간에서 헤아릴 수 없는 근원적 에너지를 느껴보길 기대한다.
exhibition image
INSTALLATION VIEWS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