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Heami  -   Stardust

Dec. 5, 2025 - Dec. 27, 2025

“과거의 시간이 쌓인 저기 하늘 위의 모든 것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행을 주듯.
나의 이런 작업 행위는 미래를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모두 다른 영향을 줄 것이니.” – 이혜미

별은 죽어서도 빛을 남긴다. 그리고 수천 년 전 사라진 별의 흔적이 지금 우리의 눈 앞에 닿을 때 우리는 비로소 시간이 빛으로 변한 순간을 목격한다. 이혜미의 개인전 《STARDUST》는 그 시간을 물질로 빚어낸 기록으로서 전시 공간 자체가 그 빛을 암시하는 은빛 도자기로 수놓인다.
별은 수명을 다하면 스스로를 폭발시켜 먼지로 흩어지고, 그 잔해는 우주를 떠돌다 행성과 생명체를 이루는 원소로 다시 태어난다. 은(銀) 역시 그러한 별의 파편(stardust)의 결정체이다. 이혜미의 손끝에서 흙은 그 별의 먼지를 다시 품는다. 그는 흙을 어루만져 비정형의 형태를 만들고, 유약을 입혀 굽고, 그 위에 은을 올려 다시 굽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은빛 도자기는 마치 금속기나 거울처럼 빛을 반사하지만, 티끌 하나 없이 매끈한 표면이라기보다 별빛처럼 균일하지 않은 반짝임을 품고 있다. 이는 손가락으로 흙을 꼬집듯 빚는 핀칭(pinching) 기법에서 기인한다. 작가의 손이 깊숙이 개입된 유기적 형태는 작품마다 고유한 질감과 시간의 결을 새겨낸다.
이혜미에게 별을 바라본다는 것은 시간을 목격하는 일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별빛은 지금의 것이 아니라, 수천 년 전의 과거가 빛으로 변해 도달한 흔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직접 장비를 들고 별을 찾아 떠나 그 경험을 작업 속에 녹여낸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별을 바라보는 행위는 작가에게 고요한 사유의 시간이자, 시간이 빛으로 변환되는 감각적 순간이다. 그렇게 감각된 시간의 빛은 도자기 위로 내려앉고, 은은 그 빛을 손실 없이 반사하며 시간의 흔적을 품은 표면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부조와 행잉 작업을 통해 자신이 목격한 별의 단면을 가시화한다. 특기할 것은 기존의 작업을 조금씩 변형시켜 공간 전체를 설치 작품으로 변모시켰다는 것이다. 은빛의 도자기들이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우주로 확장시킨다. 별의 먼지를 빚고 그 위에 시간을 입히는 이혜미만의 고유한 작업을 통해 그가 해석한 우주의 단면을 목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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