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g Soyun,  Kim Xian,  Heo Chanmi  -   그래서, 나의 시선 끝은 Thus, the End of My Gaze Is

Jan. 13, 2023 - Feb. 11, 2023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2023년 1월 13일부터 2월 11일까지 《그래서, 나의 시선 끝은》을 개최한다. 아트사이드는 2018년부터 매해 첫 기획전으로 잠재력이 풍부한 신진작가들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시안(b.1992), 정소윤(b.1991), 허찬미(b.1991)와 함께 하며 세 작가가 어느 곳으로 향하고 있는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그 시선 끝을 따라가며, 이들이 바라보는 장면을 주제로 소통하고자 한다.

독특한 에어브러쉬 기법을 활용하여 익숙한 생물이나 사물을 플라스틱과 같은 질감의 정물로 재구성하여 표현하는 김시안. 자연이 가진 거대함 속 생명의 근원과 숭고함에 대한 깊은 사유를 하고 자연과 인체, 순간들을 조형작업에 담아내는 정소윤. 특유의 거친 듯 경쾌한 터치와 단순한 듯 섬세한 색채표현으로 지나치기 쉬운 주변의 풍경을 눈 앞에서 발현시키는 허찬미.
똑같은 영화를 봐도 다른 감상을 하듯 우리의 시선은 완전히 같을 수 없다. 하지만 나와는 다른 시선들이 있기에 미처 보지 못한 것을 찾을 수 있다. 세 작가는 우리가 익숙함과 소홀함으로 인해 잊거나 지나친 일상의 모습들을 바라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며 놓치고 있던 일상을 재조명하여 그들의 시선과 함께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반가운 조우를 하게 될 것이다.

김시안은 우리에게 익숙한 생물이나 사물을 플라스틱과 같은 질감으로 재구성하여 표현한다. 일상에서 쉽게 마주하던 모든 것의 부가적인 여러 요소를 배제하고 오직 본질에만 집중하고자 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정물로 재창조된 사물과 생물은 어떠한 온도가 느껴지지 않지만, 무엇보다 객관적이며 단순하고, 때론 솔직한 형태를 드러낸다. 이처럼 캔버스 속 모든 것은 작가에게 가장 이상적인 무의 상태로 현실의 복잡함, 즉 관념적인 것이 사라진 모습인 채 존재하고, 현실을 벗어나 일종의 김시안만의 유토피아를 만들어 간다. 마치 무중력의 세상처럼 느껴지는 그 공간은 자유롭고 평화로워 세상의 어떠한 고민과 걱정도 잊을 수 있게 한다.

정소윤은 유연하고 무한의 가능성을 지닌 섬유를 통해 자연과 인체를 담은 조형작업을 하고 있다. 섬유를 만지며 마음을 다스리는 작업방식으로 재료의 물성을 받아들이고, 추구하는 삶의 자세를 투영하고자 한다. 가족의 죽음, 예기치 못한 고비들을 겪으면서 인간의 삶에 대해 많은 고민을 이어온 그는 결국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며 거대한 자연 앞에 작은 하나임을 포용하여 솔직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고자 한다. 은유적이지만 진솔한 그의 내면이 표현된 작업은 당시 느낀 감정이 뚜렷하게 표출되고 있으며 이는 섬유가 가진 부드러운 텍스처와 융화되어 시각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아이의 탄생으로 생명에 대한 감회를 다시 한번 경험하게 된 작가는 생명의 경이로움과 에너지를 독자적인 드로잉 방식으로 드러낸다.

팬데믹 이후 단절된 사회를 마치 정지된 것과 같이 느낀 허찬미는 일상 속 마주하는 풍경의 작은 변화와 움직임을 보다 면밀히 관찰하여 화폭에 담고 있다. 너무 사소해서 잊히기도 하는 사물과 그 주변의 것들을 포착하고 놓치고 있던 생동감을 부여하며 특유의 거친 듯 경쾌한 터치와 단순한 듯 섬세한 색채표현으로 본연의 풍경을 눈앞에서 발현시키며 특별하지 않노라 여기던 순간을 다시 한번 주목하게 한다. 물체가 가진 본질에 집중하여 있는 그대로의 형태를 그려내는 그의 작업은 붓뿐 아니라 나뭇가지와 같은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여 추상과 구상이 적절히 조화된 풍경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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