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Byungwook  -   Sea of your mind

July 3, 2025 - Aug. 2, 2025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7월 3일부터 8월 2일까지 오병욱 개인전 《Sea of Your Mind》를 진행한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순간, 화면을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선만이 하늘과 바다를 구분한다. 일상의 번잡한 것들 속에서 무언가 거리낄 것 없이 탁 트인 고요한 수평선은 수많은 시간을 관통하며 인류에게 안온함과 평온함을 안겨준다. 누구라도 경험해봤을 바다라는 자연은 관람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경험한 특정한 장소를, 공간에 대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그것은 여행을 떠나 봤던 특별한 풍경일 수도, 언젠가 이미지로 보았던 동경의 풍경일 수도 있겠다. 이처럼 오병욱의 바다는 실제 그림이 어떻게 보이는지 보다는 관찰자의 감각적 경험을, 시각적 경험을 강조하는 그림이다. 작가가 무언가를 의도해서 그렸다기보다 관객이 작품을 마주하는 시간과 경험을 관통하여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그림, ‘관람객의 마음속 바다’인 것이다.

바다의 얼굴은 항시 변화한다. 오병욱의 바다도 그렇다. 여러가지 색깔과 빛, 그리고 움직이는 그림자가 그 위에 어른거리고, 햇빛을 받아 일렁이며, 해거름 녘이면 신비로운 기운을 자아낸다. 실제로 작품을 가만히 바라보면 관람자가 서 있는 곳의 빛의 방향에 따라 조금씩 반짝이는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 작품에서 수면의 반응이 시시각각 변화하며 고양되는 까닭은 작가가 두툼하게 밑 작업한 하단의 마티에르가 만들어낸 바다의 주름, 그 위로 흩뿌려진 아크릴 물감에 기인한다. 인터퍼런스가 섞인 물감은 작가가 움직인 신체의 궤적과 중력을 통해 작품에 안착한다. 반짝임이 들어간 물감 입자들은 하단에서는 윤슬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화면 위에서 부유하며 습기, 안개와 같은 대기의 표정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이처럼 무수한 점들이 모인 화면은 바다와 하늘 사이의 수평선 어딘가를 바라볼 때 느끼는 감정을 촉발시킨다. 작가가 구체적인 자연이 아니라 정신의 표상으로서의 선과 색채를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바다라는 자연의 특성상 가로로 긴 캔버스가 한계 없이 품어주는 수평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리지만, 작가는 비단 이러한 형식의 캔버스에만 안주하지 않는다. 바다가 담긴 프레임에 변주를 주며 바다의 형태를 담아내는 것이다. 때로는 거대한 캔버스로 벽면 한 켠이 바다가 되기도 하고, 원형의 형태를 띠거나 조각난 바다의 파편들이 한데 모여 새로운 바다를 만들기도 한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지하 전시장 기둥 사이로 보이는 바다를 담은 아치형 바다는 건물 창문을 연상시키며 보이지 않는 벽면 저 너머까지의 거대한 바다를 상기시킨다.

거대하고 모호하고, 무한한 바다를 마주하는 일은 절대적인 자연의 숭고함을 안겨준다. 그리고 오병욱의 작품은 그러한 경험을 가시화한다. 오병욱의 그림은 순수한 색채와 질료로만 이루어진 추상의 형식을 지녔지만 그것들이 숭고한 대상을, 하늘과 바다와 같은 것을 끊임없이 안겨준다. 진부한 구상화로서 세계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구상과 추상의 구분을 가로질러 간다. 익숙한 재현의 덫에 걸리지 않고 형식적인 추상의 틀에 갇히지 않으며 여전히 아름다움과 감동을 지시하는 것이다. 번잡한 일상을 지나 자신의 작품이 잠시라도 일종의 쉼과 평안함으로 다가가길 바란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바다를 마주하는 시간은 과거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지켜주며 흔들림 없는 현재의 평온한 상태에, 나아가 자연의 숭고함이 주는 거대한 아름다움과 감동에 근접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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